난설헌을 읽은후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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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0-0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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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는 죽음이었기에 내 가슴이 더욱 미어졌다. 그 전까지 아름답지만은 않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여인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강렬함과 투지가 있었다면, 허난설헌은 꺾어지는 아름다움과 빛을 잃어가는 재능에 대한 안타까움이 서린 묵직함이 있었다. 조금만 더, 더, 이 세상의 끈을 잡고 끈질기게 살아보았…(d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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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천재는 요절한다고 했던가. 8살에 명시를 탄생시킨 난설헌의 삶은 과연 그러했다. 또한 자주 날아드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비보에 결국은 그녀 스스로 이생의 끈을 놓아버렸다. 또한 그러했기에 무능한 남편과 가혹한 시집살이를 겪었고, 그러했기에 허망하게 아이를 잃었다. 너무나도 개방적이고 곧고 강직한 기품이 넘치는 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천재적인 그녀를 받아낼 능력이 없는 그의 무심한 시댁 탓인지 그녀의 삶은 혼인을 통해 완전히 옥죄여져 버린다. 이 미어짐 덕분인지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뻐근해져옴을 느꼈다. 물론 소설임에 허구의 이야기가 가미된 것은 알지만 난설헌의 삶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따라가기엔 가슴이 아픈 부분이 곳곳에서 나의 발목을 잡아왔다. 흔한 조선 아녀자의 삶이 그리하였을까. 천재적 문장가의 기질을 타고나고, 사물을 보는 눈 또한 여느 사람의 그것과 달랐듯이 난설헌의 삶은 결코 안온치 못했다. 서태후와 미실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그녀들의 삶을 읽고나서 그 기세를 동경해서일까. 궁과 권력이라는 것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일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조용히 지켜나가는 난설헌의 삶은 내게 또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주기에 충분했다. 조선의 여인이었기에 빛나는 재능을 펼치지 못했고, 또한 조선의 여인이었기에 가문에 매여 진정 사랑했던 사람을 얻지 못했다.난설헌을 읽은후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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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감상서평
난설헌을 읽고나서 나서
흐드러지는 꽃잎이 결국은 떨어져 말라가거나 바스러져가고, 누군가의 품으로 잦아들어 영원토록 애잔함의 한 자락을 차지하듯 그런 삶을 살아낸 한 여인. 허난설헌. 그녀의 일생을 묘사한 작가의 손놀림은 마치 조각보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이어맞춘 듯이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